굴산사지는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위치한 절터로서 여기에는 굴산사의 창건주인 범일국사의 사리를 봉안했던 탑이라고 전해지는 부도탑이 있다. 그러나 범일이 입적한 때가 신라 진성왕 2년(888)인데 비해 이 탑의 구조나 조각수법으로 미루어 보아 고려때의 작품으로 추정되어 사실을 확인 할 수 없다.

  이 탑은 한 개의 돌로 된 지대석에 높직한 두개의 단을 부각시킨 수법으로 중앙에 별석으로 된 소로형(小爐形:작은 화로 모양의 괴임석을 말함)의 괴임을 두어 하대석을 받들고 있다. 하대석 밑은 팔각형이고 위는 원형으로 다듬었으며, 권운문(卷雲紋-새털 모양의 구름이 올라가는 문양)이 위로 퍼져 올라가며 받쳤고, 상면 중앙에는 소구 같은 홈을 파서 중대석 괴임을 조출하였다.

  중대석은 권운문을 삼단으로 받쳐 여덟개의 기둥처럼 세우고 그 사이에 낙천과 공양상 등의 팔부신상이 전면에 입체적으로 양각되어 있다. 상대석은 팔판연화(八瓣蓮花:8개의 연꽂으로 조각된 수법)로 앙연(仰蓮:연꽃잎이 위로 향해 있는 모양)을 조각하였고 판내(瓣內)에도 큼직한 연꽃무늬를 양각하고 있다. 탑신은 팔각으로 작은 편이고 표면에 장식이 없다. 옥개 또한 팔각으로 물이 떨어지는 면(落水面)의 경사가 급하고 우동(隅棟:지붕 윗면의 굴곡)이 뚜렷한데 장식은 없다.

  옥상에는 단판연화를 이중으로 돌려 받친 보주(寶珠:맨 윗부분에 옥구슬 모양의 둥근 돌을 말함)가 얹혀 있다.

<참고문헌>
제1회 강릉 전통문화 학술 세미나 <굴산사와 범일의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