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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02 09:44
강릉의 옛 지명인 "하슬라"와 "아슬라"에 관해 문의드립니다.
 글쓴이 : 신원섭
조회 : 2,836  

안녕하세요?
강릉교육지원청에서 설립 수용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입니다.
다름아니라, 강릉시 중학교 중 내년 남녀공학 개편 관련으로 교명 변경을 추진하였고,
그중 경포여중의 경우 교명공모를 통하여 접수된 여러 명칭중에서 학교 자체 교명선정위원회를 거쳐 최종 교명을 "하슬라중학교" 선정, 해당 교명이 강원도교육청에 제출, [강원도공립학교설치조례] 개정안 심의 의결을 통해 최종 교명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교육지원청에서 도교육청에 "하슬라중학교"교명 선정결과를 제출한 이후, 강원도교육청으로 "강릉의 정확한 옛 고유 지명이 "하슬라" 보다는 "아슬라"가 더 적합한 지명으로, 보다 정확한 옛 지명 으로 교명을 선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민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저희 교육지원청에서도 여러 자료를 통해 검토를 한 결과, 두 지명 모두 강릉의 옛 고유지명으로 하슬라는 고구려 시대부터 불리운 지명이고, 아슬라는 강릉이 신라의 영토가 된 이후 불리게 된 지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통상적으로 강릉에서는 아슬라 보다는 하슬라란 지명이 보편적으로 많이 통용되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지명으로 보입니다.

저희교육지원청에서는 보다 정확한 검토를 위해 [하슬라 라는 명칭이 아슬라에 비하여 강릉의 역사와 전통을 표현하는데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명칭인지, 사용에 별다른 무리가 없는 명칭인지를]  강릉의 역사와 전통, 문화에  보다 해박하신 귀 문화원 담당자 또는 전문가 분에게  문의를 드립니다.



문화원 15-07-03 18:40
답변  
안녕하세요.
문의하신 내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하슬라'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강릉의 옛지명이고 '아슬라'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지명입니다.
삼국사기는 1145년 경에 쓰여진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역사서로 삼국시대의 정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삼국유사는 1282년 경에 쓰여진 삼국시대의 야사를 기록한 역사서입니다. 이 두 책의 가치는 우열을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이지만 기록 방식과 내용에서 차이가 있어 연구와 활용 분야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하슬라'와 '아슬라'의 경우 삼국사기가 편찬된 시기가 삼국유사 보다 140여년 가량 앞서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하슬라가 더 오랜 역사성을 가진 기록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문제는 당시 우리말을 기록할 수 있는 우리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말의 발음을 그와 비슷한 한자로 표기하였습니다. '하슬라'와 '아슬라' 모두 우리말을 발음이 비슷한 한자로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맞다 틀리다를 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영어의 'Thankyou'를 한글로 땡큐나 쌩큐로 쓰고 어느 것이 더 정확한 발음이냐고 따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검토되어야 할 사항은 현재 강릉에서 사용되고 있는 보편적인 언어 습관에서 '아슬라'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이에 반해 '하슬라'는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적 기록에서 더 오래되고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하슬라'를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그렇다고 '아슬라'가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표하자면 '하슬라'가 발음이나 어감에서 훨씬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아슬라(阿修羅)는 힌두교와 불교에서의 악신, 악귀을 지칭하는 아수라(阿修羅)와 어감이 매우 비슷하여 자칫 아수라중학교 같이 부정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염려되는 바가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전순표 16-01-31 23:42
답변 삭제  
*덧붙여:이제 막 보았읍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강릉의 지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수 없을 듯하여
예전에 '동녘의 초당 글밭'에서 살짝 언급한 내용을 그대로 싣습니다.


말이 먼저고 글은 나중이라는 것을 강조했던 어제였읍니다.
또한 한자 문화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을 들면서 그 폐해도 지적했읍니다.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자고 내일의 꿈을 꾸어 보기도했읍니다.

세종은 우리 백성들이 뜻한 바를 글로 나타내고자 해도 그럴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겼읍니다.
그래서 결국 8여 년 간 학자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정음인 한글을 만들었읍니다.
그리고 동국정운(東國正韻)을 펴내어 한자를 제대로 읽는 길을 터 주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오래전에 들어 온 이 한자는 똑같은 제 소리값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중국보다 600년이나 앞선 국어표준화 작업으로 보는 이들도 있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이제 한자 문화를 소화해 낸 한글은
우리의 말글살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가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토박이 이름과 한자 이름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살펴 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풍부해진 말글살이를 들여다 보자는 뜻이지요.

분명, 한자가 들어오기 이전의 이런 저런 이름은 토박이말이었읍니다.
한자가 들어오면서 성(姓)이 만들어졌고 드디어 한자식 이름이 차츰 많이 쓰이게 되었읍니다.

땅 이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토박이 말에서 한자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 것이지요.
이 때가 어림잡아 신라 경덕왕(景德王) 이후 인 것으로 보고 있읍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나 '삼국유사(三國遺事)'에 한자로 쓴 이름에서도
그것은 토박이 이름에서 온 것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읍니다.

이처럼 토박이 이름과 한자 이름은 섞여 쓰이며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이어졌읍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이르러 엄격한 신분제도가 널리 퍼지면서 급격하게 많은 성이 만들어졌고,
이에 따라 신분 상승 의지를 담으려는 듯한 한자식 이름이 보편화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5년 전 쯤인 1910년 5월에 완성된 민적부(民籍簿)에 의하면
그때까지 성이 없는 사람의 수가 있는 사람에 비하여 1.3배나 많았다고 하네요.
이처럼 토박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그 만큼 많은 것에서
우리 말글살이의 흐름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읍니다.

우리 민족을 나타낼 때 자주 쓰는 배달겨레의 배달은 뒤에 한자로 풍월로 바뀌었읍니다.
나쁠 것은 없지만 그냥 환하게 밝은 빛을 닮고자한 ‘배달’을 쓰는 것이 더 좋겠지요.
또한 강릉의 옛 지명으로 알려진 아슬라, 하서량, 하슬라도 한자로 바꾸어 씁니다.
‘큰 바다’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氣運)’ 등을 뜻한다고는 하지만
아슬라는 아스라하게 먼 곳에 있는 땅으로
아스라한 지평선을 지닌 바다를 가까이에 둔 땅에서 그 뿌리를 찾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부디 우리의 말과 글을 즐겨 써 민족의 얼을 고스란히 되살리는 일에
나의 그리고 너의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전순표 16-01-31 23:51
답변 삭제  
*덧붙여:이와 직접 관련된 글이 있어 또 다시 올립니다.

강원도에 뿌리를 박고 있는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는 6월의 끝날인 지난 6월 30일,
강릉의 학교 소식을 비교적 자세하게 전하고 있읍니다.
그러니까 그 중에서 2016학년도부터 여자중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바뀌어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강릉여중은 강릉 해람중으로, 경포여중은 하슬라중으로 각각 이름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해람은 순 우리말로 배가 포구를 떠나간다 또는 배가 바다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관동별곡에서 경포대를 노래한 대목에 들어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고주(孤舟) 해람(解纜)하여 정자(亭子) 위에 올라가니’라고 했지요.
배 한 척을 띄워 건너가 정자에 올랐다는 말입니다.
해람은 내린 닻줄을 걷어 올려 먼 바다로 나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인데
이를 빌여와 쓴 것으로 여깁니다.
마치 큰 꿈을 펼치려는 이사부가 출범하는 듯한 기상을 느끼게 해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슬라는 강릉의 옛 지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친근감을 갖게 합니다.

그런데 이 강릉의 옛 지명은 하슬라 외에도 아슬라, 하서아, 하서량 등으로 쓰여지고 있어
좀더 신중하게 따져 보고 쓰는 것이 좋을 듯이 여겨집니다.

일전에 말씀 드렸듯이 ‘큰 바다’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氣運)’ 등을 뜻한다고는 하지만
그것 보다는 아스라하게 먼 곳에 있는 땅으로 그리고 아스라한 지평선을 품고 있는
바다를 곁에 둔 땅에서 그 뿌리를 찾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는 것입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하서량 또는 하슬라로 기록하고 있으며
그후 일연의 삼국유사에는 이사부로 하여금 울릉도를 토벌케 하는 대목에서
아슬라에서 순풍으로 이틀 걸리는 거리에 울릉도가 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읍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고구려 때 하슬라로 쓰다가 그후 신라에 이르러 아슬라로 썼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닌 듯합니다.

그러니까 일전에 말씀을 드렸듯이 말이 먼저고 글이 나중에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이곳 지명을 나타내는 글자는 한자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쓰여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 말의 뿌리에서 중심을 찾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이름 한 자를 짓는 일에도 함부로가 없이 이것저것 깊이 따져 보고
서로의 지혜를 짜내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소중한 작업일 것입니다.

그 어떤 일보다 학교의 이름을 짓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새볔에 맘을 졸이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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