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의 글 번역//목사자(펌)

한비자(韓非子)는 예술(藝術)의 예(藝)를 예(禮), 질서라 하였고 예술의 술(術)을 지혜로운 교묘(巧妙)함으로 백성을 인도하는 것이라 하였다 논어(論語)에는 생활 자체가 질서 속에서 노니는 것이어야 한다(游於藝)하였다 중국 고전에는 "예술작품은 세상의 사범이 되어야 하고 예술가의 행위는 선비들의 생활법칙이 되어야 한다(文爲世範, 行爲士則)" 하였다 또한 신선이나 선녀들이 살아가는 도리를 얻고 미풍양속을 타고 노닐어야 한다(得仙道, 乘風游) 하였다 시대가 변하여 세상의 기준도 변하였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오늘날 미풍양속(美風良俗)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상식이 통하는 자체가 미풍양속이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예술가는 그 미풍양속을 이끌어가는 선봉장이어야 한다 예술의 표현방법은 다양하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예술가임을 자인하는 사람은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한다 진정한 예술가는 무질서한 사회를 조화로운 사회로 만들어가고 인간의 마음속에 잠복하고 있는 폭력성을 잠재우는 어머니의 자장가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행동의 규범을 제시하는 자연의 전령사가 되어야 하며 조화를 이끌어 내어 천하에 덕으로 새 생명을 탄생케 하는 봄날의 태양과 같아야 한다 그런데 예술가 하면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지저분한 용모로 혐오감을 일으키며 요염하고 방탕한 생활이 마치 예술가의 전유물인양 사회적 인식을 왜곡되게 조장하고 있지나 않는지 자성해야 한다 예술가의 자유분방함은 예술의 창조를 위한 고뇌가 전제되어야한다 고뇌의 무게에 의한 형식 이완의 양상은 그 결과물을 기대하는 것으로 용인될 수 있다 그러나 자유분방함에만 취한 사이비 예술가들의 방탕함은 그 자신의 타락뿐만이 아니라 예술과 인간을 멀어지게 만든다 성숙한 예술가의 고뇌는 내면적이다 예술가일수록 자신의 삶에 치열해야한다 예술가일수록 순수하고 깨끗한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랑으로 모든 생명체를 감싸는 땅처럼 살아야 한다 고뇌도 없이 작품은 별 것도 아니면서 예술가인척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일신의 영달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예술의 본질을 왜곡하고 세상을 더럽히는 짓일 뿐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적 자존심으로 세상의 속된 의식에 맞서 무릎이 꺽일 지언정 무릎을 꿇지는 말아야한다 작품은 예술가 마음 자체라 하지 않는가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하며 용모와 행동이 아름다울 때 아름다운 예술을 창작할 수 있다 세속적 방탕성이 예술가의 풍류생활이 아니다 예술가의 참된 풍류생활은 그 반대편에 있다 (주) ---- 예술을 욕되게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우재(迂齎) 조지겸(1639-1685) 본관 풍양. 자 광보. 이조좌랑 지평을 역임. 부제학 대사성 형조참의를 거쳐 1685 경상도관찰사가됨. 이조판서 추증.우암 송시열을 맹렬히 규탄함. 문집과편저-  우재집 송곡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