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보살상은 흰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92.4㎝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되어 있다. 이 보살상은 원래 강릉시 병산동 남항진리에 있었는데, 1912년 일본인에 의해 반출되었다가 1965년 조인된 한일협정에 따라 1966년 5월 반환되었던 귀중한 국보 124호이다. 이 불상은 현재 강릉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에 있는 보물 81호와 유사한 형태이다.


  머리에 높은 원통형 관(冠)을 썼고 보계(상투)가 앞면에서 관위로 약간 솟아 있다. 보발(寶髮:머리카락)은 이마에서 관 밑으로 내밀리고 양측에서는 두 귀 앞으로 해서 어깨까지 드리워 있다. 이마 사이에는 큰 백호공(白毫孔:부처의 광명이 무량세계를 비춘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불상의 눈썹사이에 진주, 비취, 금 같은 광택나는 보물을 박은 구멍)만이 있고 보물은 유실되었다. 양 눈썹은 반원이며, 눈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게 양각되어 있고, 어깨에서부터 세 줄기의 영락이 가슴까지 내려왔고 두팔에는 상하로 완천(腕釧:팔찌)이 있다. 천의(天衣:승복을 말함)는 양어깨에 걸쳐서 두 팔까지 내려왔고, 등뒤에까지 덮여 있다. 오른쪽 손은 인지만을 편 채 왼쪽다리 위에 얹고, 왼쪽손은 인지를 펴고 연꽃 가지를 잡고 가슴까지 들어 올리고 있다. 두꺼운 법의에 싸여진 두 다리는 오른쪽 다리를 무릎에 얹지 않고 밑에 내려놓아 가부좌와는 그 모양새가 다르다. 부처의 얼굴과 몸매는 풍요하고 원만하며 조각수법 또한 원숙하고 정교하다. 또 재질이 대리석인 관계로 한층 우아하고 온화한 기품을 보여주고 있다.